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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 많이 한다고 학교가 좋아질까?
[교사의 창]
[943호] 2010년 04월 26일 (월) 18:11:38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전 병 철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가 확정·발표한‘교원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모든 교사가 1년에 4회 이상 공개수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교장, 동료 교사, 학부모 등이 참관하는 가운데 진행하는 공개수업을 매 학기 모든 교사들이 2회 이상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모든 교사의 연간 수업공개 계획을 정보공시 항목으로 추가하여 공개하고, 학부모 참여를 늘리기 위해‘학교 방문의 날’등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수업 잘하는 교사는 인증을 통해 승진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고, 수업 잘하는 교사가 많은 학교는 성과급을 더 받도록 하겠다’고 한다. ‘교원의 수업 전문성을 제고’하고, ‘우수교사 인증제를 확대’하며, ‘수업 전념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게 그 취지다.

  말 그대로라면 참 좋은 방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 자체에 문제가 많다.
먼저‘수업 잘하는 교사는 인증을 통해 승진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받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처사다. 교육계에서 승진이란‘수업하는 교사’가 ‘수업하지 않는 교감·교장, 장학사·연구사 등 관리자’로 되는 것을 말하니,‘수업 잘하는 교사는 승진 등 인센티브를 받도록 하겠다’는 말은 결국 수업 잘하는 교사에게 승진하도록 기회를 주어 아예 수업 하지 않는 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수업 잘하는 교사를 수업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셈이다.

  수업 잘하는 교사일수록 앞으로도 수업을 계속하면서 수업과 관련된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우를 해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수업 잘하는 교사를 대우한다’고 하면서‘아예 수업을 하지 않도록 한다’면 이는 교육계의 큰 손실일 것이며, 학교 수업은 수업을 잘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담당하라는 꼴이 되어 버린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 우리나라의 정책이 이렇다. 어리석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자들이 우리 교육 정책을 세우고, 또 그런 아류들이 우리 교육의 중심에 서서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이끌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1년에 4회 이상 공개수업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도록 하긴 커녕 오히려 공개수업으로 선생님들의 업무만 늘려 수업에 소홀하게 만든다. 학교에 잘 오지도 않는 학부모들을 공개수업에 참여하도록 연락해야 하고, 또 참여하지 않은 학부모들을 위해 수업을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리고 관리하며, 각종 결과물들을 챙겨놓아야 한다. 이런 업무를 다 교사들이 해야 한다. 하여 교재 연구와 학생 지도에 소홀해질 수 있다. 이것도 한 번이 아니라 네 번씩이나 하라니. 결국 수업은 뒷전, 수업보다 행정적인 업무에 휩쓸리게 된다.

  또 평소수업보다 공개수업만 잘하면 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수업이야 어찌되든 공개수업만 잘 준비하면 되고, 평소 하지 않던 것들을 총동원하여 공개수업 때나 잘 보여주는,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 판칠 여지가 많다. 즉 평가를 받는 공개수업은 열심히 하고, 평가를 받지 않는 평소수업은 소홀히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 입장에서 어수선한 공개수업을 자주 받게 되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결국 수업 잘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 오히려 수업을 방해하는 꼴이 되어 버린다. 단순히 ‘공개수업을 많이 한다’고 해서 교육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제발, 선생님들을 그만 좀 흔들었으면 좋겠다. 말로는‘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와 정반대다. 교사들의 잡무를 줄여준다고 하지만, 그런 정책을 추진하면 할수록 ‘잡무가 얼마나 줄었는지 보고하라’는 공문까지 내려와 오히려 일만 늘어날 뿐이다.‘교원의 수업 전문성 제고’방안 또한 마찬가지, 억지로 전문성을 강화시키려고 할수록 오히려 전문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니 교육 발전을 진정 원한다면 그냥 내버려둬라! 선생님들이 알아서 가르치도록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둬라! 그러면 교육이 잘될 것이다. 어쩌면 교육을 앞세워 떠벌리기나 좋아하고 말로만 교육을 걱정하면서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그런 자들만 가만히 있으면 우리 교육은 훨씬 더 잘될 것이다.

  선생님들을 믿지 않고, 무시하고, 평가까지 하면서 이리저리 흔들어가지곤 결코 교육이 잘될 수 없다. 교육이 잘되게 하려면 선생님들을 믿고, 교사들을 존중하고, 전문가로 인정하고, 그리 대우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 교육은 그리 된다. 여기에 답이 있는데, 왜 자꾸 딴 데서 답을 찾고, 또 왜 그리들 설치고 다니는지?

/공주공업고 교사, 한국작가회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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