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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란 무엇인가
[칼럼]
[940호] 2010년 04월 05일 (월) 10:25:30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임 덕 수

  서울 등의 큰 도시에서 전통문화와 관련한 강연을 할 때는 일부러 공주나 부여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곤 합니다. 전통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부여인데요. 부여에서 대전, 조치원을 가려면 공주시 지역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마다 꼭 나의 모교인 공주고 옆을 지나가는 코스를 택해서 사단이 벌어지곤 합니다. 그냥 말없이 지나치면 될 텐데 집사람과 아들놈에게 야! 알지? 아빠 학교. 저것 봐! 조선 천지에 저렇게 크고 넓은 운동장 봤니? 야! 저 교문 위의 조각 좀 봐! 봉황이 막 날아갈 것 같아 등등 정신없이 이야기를 해대다가 급기야 집사람에게 한마디 듣습니다. 여보, 그만해! 그만 이야기해! 수십 번 골백번 들어서 이젠 다 알아. 여기가 공주고 운동장이고 저기가 교문인지 다 알아!”그렇습니다. 집사람과 아들이 나의 모교에 대해 다 아는 것 그것이 전통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개인의 기억이나 추억이 모여 전통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전통은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감성이나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수십년 전, 학창생활의 기억과 추억이 현재의 나에게 살아나 영향을 주고 있으면 그것을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통과 전통문화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는 부모님과 어른들로부터 가정교육을 받습니다. 말과 행동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밥상머리에서, 제사상 앞에서, 손님이 오셨을 때 또는 설, 추석 등 세시풍속의 명절을 통해 독특한 예절문화 등 전통풍습을 배웁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마을에서 동무들과 제기차기, 윷놀이 등 마음껏 놀았던 일들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대개가 고향마을, 어머니의 품을 떠납니다. 중·고등학교는 읍 소재지 등 소도회지에서 생활하다가, 대학교와 직장생활은 큰 도시에서 하게 됩니다. 큰 도시에서 살다 보면 점차 고향마을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갑니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사회생활속에 조직의 쓴 맛, 어려운 일을 당하면 그제 서야 어려서 자라고 뛰놀던 고향을 생각합니다. 고향은 우리의 전통과 전통문화가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고향과 전통은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전통문화를 간직한 우리의 고향은 떠났던 자식이 돌아오면 언제나 따뜻하게 안아 줍니다.

전통문화는 약한 개인을 강하게 해줍니다.

  외국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흔히 말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나가서 보니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외국 땅에서 우연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만나거나 우리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보기만 해도 반가워 눈물이 났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분들이 외국을 다녀 온 후 달라져 역사와 전통문화를 새롭게 공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통의 특징 중에 하나는 전통은 약한 개인에게 힘을 주기도 하고 구원을 해주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고향, 모교, 문중일 등 전통과 관련된 일에 관심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이 약하면 약할수록 전통과 전통문화의 힘은 강력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전통은 또한 홀로 설 수 없는 분들에게 홀로 설수 있는 힘을 주어 자신감을 갖게 해줍니다.

전통은 피로써 전승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전통은 어떻게 전승 될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미학자인 우현 고유섭(1905년-1944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전통이란 ‘손에서’‘손으로’손쉽게 넘겨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피로써’‘피를 씻는’악전고투를 치러 ‘피로써’얻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얻으려 하는 사람은 고심참담하여 죽음으로써 피로써 생명으로써 얻으려 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요, 주고 싶다하여 간단히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 무형유산, 향토유산 등의 전통과 전통문화는 모두 이렇게 악전고투 속에 피로써 생명으로써 남아 전승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겨레의 삶과 숨결이 잘 깃들어 있는 전통문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피나는 노력과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문화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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