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하 취재부장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일부에서는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있으나마나 하는 기관쯤으로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한다.

오래 전에 제기된 지방의회 무용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공주는 누가 뭐래도 역사문화관광에 메리트가 있는 백제의 왕도다.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든든히 견인할 수 있는 먹거리의 보고는 관광 분야다. 

감히 다른 도시들이 흉내낼 수 없는 유명한 유물·유적, 빼어난 자연 환경들이 산재해 있다. 신이 내린 축복의 땅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희망 터전으로 명명해도 과장은 아닐 듯 싶다. 

인구 감소, 지방의 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다.

최근 공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이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좌초 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은 금강 공주보에서 세종보까지 16km 구간에 선착장·쉼터 등을 조성, 황포돛배와 수륙양용버스 운행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경제 발전을 이루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공주시의회가 이번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전액을 기습적으로 삭감해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급기야 삭감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임달희 공주시의회 부의장이 변명 아닌 변명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의 요지는 시의원들을 상대로 담당 부서의 사업 설명이 부족했고 실제 황포돛배와 수륙양용버스가 운행될 경우 담수로 인한 금강의 수질 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부여된 권한에 따라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 전액을 삭감했다는 것이다.

공주 관광 활성화는 시민의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일 수 있다. 해당 사업 설명의 부족을 이유로 민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끼치는 전액 삭감의 권한 행사에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공주시 발전과 지역민의 이익이 되는 일에는 시민의 대표로서 당리당략, 진영을 떠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전액 삭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같은 당 박수현 후보가 1000만명 공주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공약과도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 차 떼고, 포 떼고 무엇으로 1000만명 문화관광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건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공주 금강의 담수 말만 나오면 기겁을 하고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 한강은 물을 가득 채워 유람선을 띄워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데 유독 금강의 경우에 대해 집요하게 딴지를 거는 행태에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다. 같은 금강 물줄기인 부여 백마강에도 황포돛배와 수륙양용버스가 운행돼 관광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소속 정당의 충성에만 매몰돼 공주시민의 민생과 직결된 현안에 대해 나 몰라라 우리 취향대로 하겠다고 고집 피워서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