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하 취재부장

금강교는 공주를 대표하는 교량이자 상징물이다. 금강교는 1933년 일제강점기 때 건설돼 올해로 90년 된 다리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충남도청의 이전에 대한 지역민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일환으로 건설됐다고 한다. 

당시 교강교 건설은 시대의 여건 상황을 감안할 때 일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원시적인 부교형태에서 근사한 대규모 교량으로 탈바꿈 됐기 때문이다. 국내 한강 이남에서 명실상부한 최장 다리였다. 6.25 전쟁 때는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금강교는 공주시내에 들어서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랜드마크다. 독특한 아치형태를 이뤄 늘씬하고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겨우 차량 2대가 교차할 수 있는 왕복 2차선의 좁은 폭으로 인해 안타까운 접촉, 추락 사고 등이 빈번히 발생하기도 했다. 금강교는 그야말로 공주시민들의 숱한 사연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다리다. 

건설된 지 70년이 지나 안전을 위해 차량의 경우 한쪽 차선으로만 일방 통행이 허용되고 다른 차선은 인도로 전환됐다. 통행 차량의 크기, 높이까지 제한됐다. 

급기야 2010년경 제2금강교 건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몇 년 후 본격 건설이 추진됐지만 문화재청의 심의 과정에서 번번이 중단되는 난항을 겪었다.  

당초 공주시는 왕복 4차선을 계획했으나 단호히 불허됐다. 다리 높이, 폭 등이 제한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했다. 이례적으로 국내 첫 세계유산센터 유산영향평가 절차까지 거쳤다. 

이런 세밀한 과정을 밟게 된 이유는 인근에 세계문화유산 공산성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건조물이 주위에 들어설 경우 공산성의 온전한 역사 문화적 가치 보존의 훼손이 우려됐다.  교량 건설로 인해 세계유산이 취소된 외국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철저한 의도가 깔려 있다. 

진통 끝에 공주시민들의 숙원사업 제2금강교 건설 착공식이 지난달 30일 오전 금강신관공원에서 1000여명이 함께 한가운데 경축 물결 속에 펼쳐졌다.  

제2금강교는 인도 없는 왕복 2차선 총연장 820m(교량 513m, 접속 도로 307m, 폭 9.9m) 규모로 건설되고 신관동 방향 115m 구간은 좌·우회전 차량의 편의를 위해 3차선으로 확대된다. 

제2금강교는 현 금강교의 7m 하류측에 2026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개설된다. 노후화 된 금강교의 차량통행 기능을 보다 폭 넓게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2금강교가 완공되면 금강교는 보행 전용으로 바뀐다. 보행전용 금강교는 공주의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어떤 시민은 단지 일제 치하 때 건설됐다는 이유로 금강교 철거를 주장한다. 금강교의 활용은 지역에 큰 이익으로 돌아올 여지가 많은 만큼 철거 주장은 단견으로 판단된다.   

등록문화재인 금강교에 관광객이 넘쳐나는 앞날을 떠올린다. 금강교는 관광측면에서 이름난 어느 출렁다리, 보행교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멀리 청벽산 위로 떠오르는 일출 광경에 감탄하고 금강의 파노라마 풍광에 열광하는 감성 표출은 지극히 당연하다.

지난달 30일 공주 금강신관공원에서 제2금강교 건설 착공식이 개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