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하 취재부장

김태흠 충남지사가 취임하자마자 선거기간 공약한 도청 남부출장소를 설치겠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 대전에서 내포로 충청남도청이 이전한지 10년만이다.

다음 달까지 출장소 입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출장소 설치 이유로 충남 남부권의 도민행정서비스 불편을 들고 있다. 도청에서 지리적으로 멀어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은 게 핵심이다.

향후 출장소가 충청남도 제2청사로 역할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각기 적지임을 내세워 논산과 계룡, 금산이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6년 2월 현재의 내포로 충청남도청 입지가 확정될 때 의아해 하는 여론이 많았다.

특히 도청 환청을 학수고대하던 공주시민들은 크게 낙담했다. 공주시민을 비롯한 다수의 충남도민들은 당시 몇 곳의 도청 후보지 가운데 최고의 적지로 '청양과 공주의 경계지역'을 꼽았다. 이 곳을 적지로 꼽은 이유는 위치 상으로 충남의 중앙이고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이 주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곳이 최종 탈락한 이유는 무얼까? 정치논리가 막후에 개입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지어 공주시민들 사이에서 '도청을 팔아먹었다'는 말이 특정 관계자를 향해 회자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공주시민들은 당시 결정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최적지로 도청 입지가 확정됐다면 과연 현재 출장소 설치가 필요할까? 지금 와서 행정서비스, 접근성 등의 불편으로 출장소를 설치하겠다는 정책은 스스로 15년 전 도청 입지 결정의 문제점을 자인하는 꼴이다.

도청이 이전된 지 10년이 됐지만 내포시는 인구 유입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 부족으로 도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주는 백제 수도로 천도된 후 1932년 대전으로 도청이 옮겨지기  전까지 줄곧 전국의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핵심 도시였다. 감히 공주를 빼고 충청을 말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도청을 잃은 공주는 오랜 기간 화려한 전통과 역사성의 빛이 바래지는 지방의 한낱 중소 도시에 불과했다.

급기야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으로 3개면의 21개리 면적과 인구를 떼어 주는 뼈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세종시로 인구 유출이 지속돼 현재는 10만명 붕괴가 우려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고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국가의 균형발전,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정책이 절실하다. 

역사문화 전통과 지리적 위치·양호한 교통망, 인구·땅을 잃은 희생 등을 감안하면 도청 출장소 후보지로 공주가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2015년 개통된 공주역은 이용객이 기대에 못 미쳐 정책 실행이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충청남도는 공주역 발전을 위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도청 출장소가 공주에 유치돼 공주역의 역세권 개발과 함께 활성화를 이루고 충남 남부권 발전성장동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공주와 같이 한때 도청이 있었던 진주시에는 경상남도의 일부 부서가 유치돼 있다. 거점 도시의 중요성과 역사성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충청남도는 진주시의 사례를 전적으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공주시는 15년 전 도청 입지가 결정될 때나 지금이나 너무 한가롭고 조용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