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하 취재부장

축제 개최의 주목적은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 있다. 요즘 지자체마다 최소 1∼2개 이상 축제를 연다. 각 지역 축제가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축제 가운데 제대로 평가받을 만한 소재와 콘텐츠는 과연 얼마나 될까? 축제다운 축제, 제 역할을 하는 아이템은 그리 많지 않다.

공주시 유구읍에는 2가지 유명한 명물이 있다. 한 시대(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섬유와 최근 전국에 알려진 수국이다. 이들 축제는 따로 열리고 있다. 섬유는 4회째, 수국은 처음 올해 개최됐다.

지난 6월 17∼19일 3일간 열린 수국축제를 찾은 인파는 6만여명으로 가히 폭발적이다. 축제장 인근 식당들의 음식이 동이 나고 식사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축제기간 음식점은 1년 분의 매출을 너끈히 올렸다. 상가 주민들은 만면의 화색으로 싱글벙글이다.

반면 이 달 2∼3일 개최된 섬유축제는 별로 신통치 않다. 축제의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애초 가을에 예정된 축제가 부랴부랴 앞당겨져 더운 날씨로 인해 불편이 따랐다. 관람객 수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당시 유구 섬유축제의 매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고작 1억여원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올해는 예년의 10분의 1도 안 돼 초라한 정도다. 섬유는 뗄 수 없는 유구의 특산품이다. 주민들의 애환과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업종이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은 이북 이주민의 정착과 함께 섬유업의 태동, 발흥 등 역사성에서 유구읍과 유사한 지역이다.

풍기 인견(섬유) 축제도 개최되고 도심의 직물단지에 백화점 형태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풍기 인견은 인기를 끌어 큰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구 섬유의 실태와 자연히 비교된다.

뭔가 돌파구가 마련돼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시너지 효과를 위한 비장의 무기로 유구 섬유축제와 수국축제의 통합 개최론이 떠오르고 있다. 축제의 통합으로 규모를 키우고 관람객 유치에 심혈을 기우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섬유와 수국의 조합이 찰떡 궁합은 아닐 지라도 그리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완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한달간 개화가 지속되는 20여만 송이 수국 꽃의 화사한 자태에 마냥 취하고 멋스러운 섬유의 색동 패션에 끌려 구매로 이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 볼만하다.            

진정 시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