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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모리배들의 비리
[교사의 창 ]
[938호] 2010년 03월 22일 (월) 18:09:42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전 병 철

  교육계가 어수선하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 돈을 주고 장학사가 되고, ‘시험문제 유출’같은 학력 부정과‘매관매직’인사비리에 각종 기자재 납품이나 시설 공사에 크고 작은 뇌물이 오가고, 그래서 전·현직 교장과 장학사·장학관들이 구속되는 것은 물론 교육감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교육계의 실세라는 이들이 이러니 어수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하나도 어수선하지 않다. 어수선한 것은 비리에 연루된 교장·교육청·교육부지, 막상 학교는 오늘도 잘 지내고 있다. 새 학년 싱싱한 신입생들이 교문을 드나들면서 학교는 한층 젊어진 것 같고, 새로 오신 선생님들로 교무실 또한 활기가 돈다.

  사실 비리는 교실에서, 교무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장실에서, 교육청에서, 교육부에서 이루어지지. 교실에서는 비리를 저지를 만한 것도 별로 없다. 비리를 저지를 일들은 교육청과 교육부에 많다. 한 마디로 언론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대부분의 교육 비리는 교사보다 수업을 하지 않는 관리자(교장·장학사·장학관·교육장·교육감)들이 저지른 것들이다. 아니 이들 관리자가 아니라 교육을 앞세워 자기 자신 승진과 이익이나 탐하는 교육모리배들이 저지른 것이다. 하여 요즘 불거지고 있는 비리는 교육계의 비리가 아니라, 교육모리배들의 비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선생님들을 욕한다. 교사들을 탓한다.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묵묵히 아이들 얼굴만 바라보며 수업에 열중하면서 학생 지도에 열을 다하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교사들에겐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비리는 수업 한번 하지 않는 관리자들이 저지르고, 욕은 교육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생님들이 먹고 있는 꼴이니.

  제발 욕하거나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세 같은 것, 승진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만 바라보며 수업에 헌신하고 있는 이 땅의 대다수 선생님들을. 교사들 가운데도 촌지 등으로 못된 짓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요즘 이런 선생님은 많지 않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교사들은 열심히 정직히 일하고 있다. 또 능력도 뛰어나다. 그런데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에 의하면, 교사보다‘학원 강사가 낫다’고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교사가 학원 강사보다 못하다’고? 제발 무식한 소리, 말도 안 되는 그런 소리들 그만 했으면 좋겠다. 학교 사정을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있어라, 가만히 있으면 무식하다고는 하지 않는다. 기실 학교와 학원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우선 학원은 학생들이 원해서 가는 곳인데 비해 학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는 곳이다, 따라서 공부와 담을 싼 학생들도 많다. 이런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 학교다.

또 학원은 성적 올리는 게 최고지만 학교는 그것만이 아니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공문 처리에 생활지도(교복·두발·지각·결석·청소 지도, 폭력·왕따 예방, 각종 체험활동 등), 여기에 해결할 잡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학원 강사는 점수 향상을 위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지만, 교사는 이런 저런 일들로 한 가지에만 몰두할 수 없다. 학원 강사는 성적 올리는 전문가가 되면 되지만 학교 교사는 팔방미인처럼 많은 능력을 고루 갖추어야 한다.

방향이 서로 다른 것을 똑같이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그런데도 비교를 하는 것은 무식의 소치다. 대한민국 교사 중에는 학원 스타 강사처럼 뛰어난 분들도 많다. 다만,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위해 나서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묵묵히 교육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교사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 그러니 사정도 모르면서 선생님들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욕하지는 말라.

만약 문제가 되는 교사가 있다면, 서로 봐주며 유야무야 넘어가지 말고 단호히 처벌하면 된다. 교육모리배들은 다시는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아예 쫓아내버리면 된다. 그러면 된다. 그리 하지 않고, 제발 문제없는 대다수 교사들보고 자꾸 뭐라 하지 말라.

알고 보면 간단하다. 수업하는 선생님보다 수업하지 않는 관리자들이 더 대접받는 사회가 계속되는 한 매관매직을 비롯한 온갖 교육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진짜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수업 한번 하지 않고 교육자임을 뽐내고 다니는 관리자·교육행정가들 대신 평소 아이들과 마주하며 수업에 힘쓰고 있는 교사들이 더 우대받고 존경받도록 하면 된다.(아예 승진제도를 없애 교사·교감·교장을 보직제로 하거나, 장학사·장학관·교육장·교육감을 교육행정직으로 완전히 학교와 독립시키던가!) 이리 하면 된다. 여기에 우리 대한민국 교육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있다.

  그러면 교육을 빙자하여 승진·출세로 사리사욕이나 채우려고 별의별 짓들을 다하는 사기꾼들이나 모리배들이 설치지 못할 것이다. 진정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주공업고 교사, 한국작가회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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