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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폭발… 멈추지 않는 ‘행정도시 원안사수’함성
‘행정도시 원안사수 총궐기대회’현장스케치
[926호] 2009년 12월 07일 (월) 16:00:31 이영주 기자 -20ju@hanmail.net

   
1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돼 있다.

공주·연기주민 1만명 운집
갈수록 현장 열기 뜨거워져

  11월26일 안개가 자욱하게 낀 오후, 신관동 금강둔치. 행정도시 원안사수를 위해 공주·연기주민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주차장에는 이미 차량으로 가득 찼고 계속 밀물 듯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현장은 벌써부터 흥겨운 풍물공연으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가 하면, 일찌감치 온 주민들은 무대 배경으로 질서정연하게 도열돼 있다.

  저마다 ‘세종시 원안사수’의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빨간색의 ‘수정안 결사반대’, 파란색의 ‘행정수도 원안추진’종이도 들고 있다. 피켓과 플래카드도 물결을 이루고 있다. 장애인들도 동참,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진행된 상여와 수십개의 만장 행렬은 현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점차 열기를 더해갈수록 인원도 점점 불어나 1만명 가량이 되고 있다.

   
주민들이 상여와 만장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MB정권, 정운찬 물러가라”
뿔난 민심 집중 성토 이어져

  국민의례, 경과보고, 대회사, 격려사, 연대사, 결의문 낭독, 계란 투척, 화형식 순으로 행사가 진행이 되고 기관·단체장들의 연대 발언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은 “옳소”, “맞습니다”라고 화답한다. 발언 중간에는 “꼭두각시 정운찬은 사퇴하라”,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이명박은 물러가라”등 정권퇴진 구호를 외치며 뿔난 민심을 집중 성토하고 있다.

  이날 정만수 행정도시범공주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행정도시 원안을 백지화하면 이명박 정권 자체도 역사에서 백지화시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충열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과 원안투쟁 반대론자들이 자족기능 보완, 비효율성 등을 빌미로 원안을 백지화하려고 한다”며 “그 배경에는 수도분할을 막겠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당의 의도”라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 어머니가 자식이 밉다고 자식을 바꿀 수 없듯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다면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앞세워 기업도시, 명품도시 등 횡설수설하더니 이젠 첨단녹색도시로 해야 한다는, 가당치 않은 임기웅변 식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이는 곧 충청인들을 우롱하는 작태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정부와 공주출신인 정운찬 총리를 믿었고 많은 기대를 했었지만 결국 충청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며 “지난날 위헌판결시 행정도시 사수를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합헌을 이끌어냈던 그 저력을 되살려 행정도시 건설을 저해하는 정부와 정치세력에 대해 500만 충청인들의 준엄한 정치적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성구 행정도시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은 거짓공약으로 압승을 거둬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다”며 “작금의 실태를 살펴보면 지방은 사라지고 수도권 공화국만 부각되고 있고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표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기업도시 전국연대’를 결성해 투쟁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참석자들이 수정안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입만 열면 도시가 바뀌는 정부”
“세종시 수정문제 정식 사과해야”

  이준원 시장은 “국가가 어렵다고 사정해서 조상대대로 내려온 금쪽같은 땅을 내주고 7년 동안 각종 규제 속에서도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참고 기다려왔는데 오히려 주민들을 땅 투기꾼에 이어 헌법을 어기는 사람, 지역이기주의로 몰아세우고 심지어 기업 몇 개, 학교 몇개나 먹고 떨어져라는 식이다”며 “여기에 정부는 과학비지니스벨트, 녹색도시, 기업도시, 경제도시 등 입만 열면 도시가 바뀌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시장은 “이명박 정권은 자꾸 비효율을 강조하는 데 세상에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공주시만도 못한 서울에서 바글바글 살고 있고 한강 다리를 건너는 데만도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리고 있다”면서 “행정도시 자족기능이 부족하면 기능을 보완하면 될 일이지 정부기관 이전을 백지화하겠다는 것은 충청인을 우롱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TV토론인 ‘국민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세종시 수정문제에 대해 직접 소신을 밝힌다고 했는데 분명 세종시를 엉뚱하게 바꾸려고 했던 것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국민과의 약속, 여야가 합의한 것을 지키겠다는 발언이 꼭 나와야 한다”며 “만일 이같은 내용이 없다면 국민적 저항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원 시장 등도 대열에 동참해 행정도시 원안사수를 요구하고 있다.


“억지주장, 속도전으로 밀어붙여”
“5천 결사대 심정으로 싸우겠다”

  김태룡 공주시의회 의장은 “행정도시는 여야 합의로 처리된 사항인 데다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리고 여기에 국민의 지지를 얻어 이미 시행한 시점에서, 이것을 백지화, 또는 수정, 무력화시킨다면 국민들은 원칙과 약속, 신뢰를 과연 어디서 찾는단 말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핵심을 비껴가는 억지 주장과 속도전으로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의 독재에 500만의 충청인의 거대한 힘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면서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만이 국민의 갈등과 혼란을 치유하고 국가균형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심대평 국회의원은 “정부가 명품도시 ‘세종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이 도시를 유령도시가 된다며 행정도시를 폐지하려 한다”면서 “한번 해보기나 했느냐”고 따졌다.

  심 의원은 “계백장군이 이끌었던 5천 결사대는 백제를 침공한 나·당연합군 5만명에 맞서 굴하지 않고 싸웠다”면서 “충청인은 서서 죽을지언정 무릎 꿇어 구걸하지는 않겠다”고 원안 추진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내일 있을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진정성이 없는 가식으로 대화를 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인 만큼 고해성사를 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길 바란다”면서 “특히 지역정치인들은 그저 구호에 그치는, 세종시 원안추진을 외칠 게 아니라 진정으로 법을 지키고 법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를 견제하고 정부에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행정도시 수정세력 등이 적힌 깃발을 불태우고 있다.


“균형발전, 새로운 역사 세우는 길”
“행정도시는 곧 지방 분권의 중심”

  유한식 연기군수는 “행정도시 무산은 전국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행정도시 건설은 전 국토가 균형발전해 고르게 잘 사는 새로운 역사를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성규 세종시 주변지역 공주시대책위원장과 송영월 공주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대통령의 공약인 행정도시 건설을 외면한다면 국가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함은 물론 사회적 위기로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지방분권의 중심이요, 국토균형 발전의 시발점으로 반드시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안추진이 관철될 때까지 생업을 뒤로한 채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하며 △정부는 세종시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함은 물론 정부기관 이전변경고시를 즉각 이행할 것과 △정부의 일방적이고 졸속한 행정도시 수정 움직임 중단 및 △겉으로는 녹색성장을 외치면서도 경제도시로 전환하려는 이율배반적인 작태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어 대형 모형으로 만들어진 3개의 허수아비에 계란 투척과 화형식이 진행되고 참석자들은 약 1000여대의 차량에 깃발을 꽂은 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까지 약 20km 구간에서 차량 이동시위를 벌인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2차 집회를 갖고 있다.


경찰 대규모 투입, 긴장감
큰 마찰없이 자진 해산


  건설청 앞에서는 이미 연기군 사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연기군민들이 한데 몰려 있다. 1차 집회에서 풍물공연을 한 이들이 벌써 도착해 현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입구에는 물대포 차량과 30개 중대병력 등 대규모 경찰병력이 투입, 긴장감이 맴돈다. 성난 민심이 담을 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량으로 길게 막아섰고 그 사이를 들어오지 못하게 경찰들이 방패막을 들고 서있다.

  이윽고 도착한 공주지역 주민들은 대기해있던 연기군민들과 합류해 원안추진 촉구문과 연대 선언문, 투쟁선언문을 낭독하고 ‘행정도시 수정세력’, ‘균형발전 반대세력’, ‘혁신도시 무산세력’이 적힌 상여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일부 주민들은 건설청 입구를 에워싼 채 출입을 차단하고 있던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으나 다행히 큰 마찰없이 오후 5시께 자진 해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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