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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누구?
[937호] 2010년 03월 15일 (월) 16:17:37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김 도 석  

  논쟁은 세상살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이다. 그 논쟁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대규모 집단의 충돌을 야기할 만큼 큰 것까지 다양하다. 보통 대규모 집단의 충돌을 야기할 정도로 큰 논쟁점을 이데올로기라고 한다.

성장환경과 가치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쟁 중 하나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역사인식과는 다소 거리감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가령 일제 식민지 시절을 근대화시기라고 한다든가. 정신대 문제를 생존을 위한 자발적 문제로 본다든가. 민족 반역의 친일 행각을 당시의 상황적 논리로 변명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족주의적 색채를 가진 사람들이나 좌파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정신 빠진 소리라고 일축해버린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사람들의 주장에는 그 사람의 성장 환경에서 오는 가치관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도 나름대로 객관성을 갖춘 주장이라는 것이다. 성장환경에서 보고 들은 대로 역사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박목월 서정주류가 읊었던 시를 보라. 나그네에서 박목월은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이라고 읊었다. 일제말기에,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와중에 일제는 인력과 군량미 징발에 혈안이 되었다. 그래서 만주에서 생산되던 콩으로 기름을 짜거나 두부를 만들고 난 찌꺼기인 콩비지를 목숨이나 연명하라고 조선 민중에게 주고 대신 쌀을 거둬갔다. 그 시절에 술을 담궈 먹을 식량이 있는 집은 어떤 부류의 집일까. 그리고 국화는 일본 왕실의 상징이다. 그런 상징인 꽃으로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지었다는 사실은 적어도 일본 왕실에 대한 적개심 없이 살았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또 다른 예로는 유신시절을 겪었던 대한민국 사람들의 인식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당시의 재야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의 자유와 평등 보장과 같은 최소한의 인권에 대한 갈망을 배부른 자들의 호사스런 취미쯤으로 치부했다. 성장환경에 따라 유신시절 박정희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릿고개를 없애준 은인이었지 인권을 탄압한‘파시스트’라는 사실은 좀처럼 납득이 안 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 교과서는 완전히 민족적 입장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최소한도로 민족적 시각에서 서술되어졌다. 민족적 시각에서의 서술, 그것이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교과서가 객관적으로 서술되어져야함에도 민족의 입장으로 지나치게 경도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제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일제의 조선 강점 시기는 대다수 민중들에겐 고통의 시기이지만 이들에게는 발전과 기회의 시기였던 것이다. 고통 받는 민족이라는 불편한 진실에서 눈을 돌리면 자신과 가족의 영달은 보장되는 계층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보았을까 마을 뒷산 큰 소나무에 사선으로 그어진 송진을 채취하던 생채기를…. 나는 겪었다. 일제 치하에서 행해지던 관행으로 학교에서 난로의 땔감인 장작을 거두고 수업시간에 학생을 동원하여 솔방울을 줍게 하고 잔디 씨를 훑어오라고 방학숙제를 내던 교육 관료들의 행위를….
일제시대를 살아보지 못했던 난 그 흔적으로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시달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굴레

  역사는 흘러간 옛 이야기가 아니다. 어제를 딛고 오늘이 있듯이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이다. 그들은 과거를 감추고 싶어 하지만 가치관으로부터 나오는 언행은 감출 수 없다. 그러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친일 무리 직계이거나 정신적으로 직계인 그들의 식별법을 한번 나열해보자.

  첫째 국가 유공자 중 항일독립투사는 폄하하고 반공투사를 과장되게 추앙한다.
둘째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보다는 자신의 주장에 반하는 사람을 빨갱이라고 몰아친다.
셋째 북한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정하고 미국 일본에 대해선 관대함을 넘어서 비굴하다.
넷째 대한민국의 부조리에 대해서 지적하면 왜 북한에 대해선 관대하냐고 색깔론으로 응수한다.
다섯째 불의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하지만 자신의 불이익에 대해서는 절대로 못 참는다.
여섯째 언제나 권력 쪽으로 향하는 굴광성을 지니고 있다.

기사회생

  해방 조국에서 그들은 입지가 좁았다. 그런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미국이 구세주였다. 일본인들이 물러나면서 놔야했던 권력과 부를 그들은 대부분 차지했을 뿐만아니라 대한민국의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폭력적으로 그들의 논리를 관철했다. 그것이 바로 반공이데올로기였다.

  독립국가가 가져야할 필수적인 조건이 외적을 방어할 수 있는 물리력인 군대이다. 한국전쟁 때 이승만 정권이 미국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내어줬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은혜로운 나라는 북한 공산집단의 침략을 막아 주겠다고 군 작전지휘권을 안 내놓고 있다. 아 자유의 나라, 아름다운 나라, 오죽하면 쌀미(米)자 米國에서 아름다울미(美)자 美國으로 국명을 바꿔서까지 섬겼겠는가. 더욱 이상한 것은 이 들의 주장이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의 침공이 있을까봐 자신의 나라 군 작전지휘권을 안 받겠단다. 형님이 계속 지켜주는 대한민국, 그들은 지금 편안한가?
/공주고등학교 교사·공주민협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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