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면에 사는 윤모(남·77)씨는 한참 전인 올 2월16일 공주고등학교 앞에서 택시를 타 산성동 삼성새마을금고 근처까지 갔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고령을 감안하면 걷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거리다. 이내 목적지에 다다른 윤씨는 택시에서 내려 볼일을 보려고 했지만 황당했다.

그만 택시 안에다 지갑을 놓고 내린 것이다. 지갑 안에는 현금 100여 만원과 신분증 등이 들어 있어 내심 불안했다. 무슨 택시인지 조차 눈여겨보지 않아 지갑을 찾을 길이 막막하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금방 그 택시기사가 차안에 놓고 내린 지갑을 갖고 와 건네주고 총총히 사라졌다.

윤씨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작은 성의 표시만 한 채 자리를 떠야 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지금 윤씨의 마음 한 구석에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택시기사와 연락이라도 취하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몰라 통화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윤씨는 그 택시기사를 찾으려고 경찰서에 알아보기도 하고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각박해져만 가는 사회에 이런 택시기사가 있어 감사하고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생각에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다. 윤씨는 이런 내용이 알려져 꼭 연락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연락처 011-9783-4236)

윤 씨는 "지갑에 든 현금이 엄청난 거금은 아니지만 농촌에서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니고 더구나 신분증 등의 분실은 기분이 개운치 않아 불쾌하게 된다." 며 "기사분의 선행에 고마울 따름이고 큰 후의를 베풀지는 못 할지라도 표창이라도 받게 했으면 한다." 고 속내를 밝혔다.

한 시민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요즘 세상에 이런 미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입가에 미소를 들게 하고 그래도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타락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며 "자라라는 세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살아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