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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이라는데 하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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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승 호
사곡농협 조합장 조민동 당선자의 농업협동조합법 위반혐의 1차 공판이 오는 3월12일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서 열린다. 선거인을 대상으로 9차례에 걸쳐 9명에게 소고기 갈비살을 2월1일 실시되는 사곡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부탁과 함께 전달한 것이 공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돼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에 고발된 사건이다.
공소 내용대로라면 금품제공 액수 면에서 볼 때 시가 8000원 상당의 수입산 소고기 갈비살을 선거인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 것이어서 기부행위 등과 관련한 명백한 선거법 위반으로 시가총액은 8만3000여원에 달한다.
공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들로부터 압수한 소고기를 축산기업공주시지부에 확인해본 결과 국내산 한우 특수부위 갈비살로 600g 한근당 4만원씩 하는 것으로 확인 받아 현품과 함께 확인서 원본을 공주검찰에 제출했다.
이럴 경우 금품 제공액수는 무려 400여만원 대에 이른다. 기소내용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원산지 분별에 관한 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축산기업지부는 고가의 국내산이라고 확인해줬고, 그를 증거로 선관위는 고발을 했는데, 국가기관인 검찰은 어떻게 값싼 수입산이라고 판단했는지, 유전자 검사과정은 밟아서 결론을 내린 것인지 하는 의문이다. 둘 중 한곳은 분명 판단을 잘못 내린 것이고, 이 과정에서 양측 어느 곳이든 진실을 숨기거나 축소 또는 확대하려는 의도 개연성도 충분히 있을수 있다. 법정에서의 철저한 재조사 필요성은 이래서 당연할 수밖에 없다.
對주민 의례적 자선행위(?)
아무튼 액수의 다소를 떠나 자신을 지지해 달라면서 선거인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기부행위는 공직선거법이나 모든 선거법에서 엄격히 제한하는 명백한 불법선거이다. 그래서 관리업무를 맡은 선관위는 이의 홍보에 주력하는 한편 수수인에게 50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이 시점에서 “도시와 시골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면서 “모두가 형제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데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는 당선자 피고인의 말은 참말로 공허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선거법을 왜 만들어 놓고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감시원을 두고 상시 감시케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형제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면 선거를 앞둔 지난해 말뿐만이 아니라 조민동 당선자가 이전, 그 이전에도 꾸준히 그같은 대주민 자선행위를 계속해왔는지 묻고 싶다. 고무신 막걸리 선거판 행태의 그리움(?)이 아직도 그의 의식 속에 내재돼 있다고 보아 무리가 없을 대목이다.
선거법 존재 이유가 없다
또 선거에 영향을 미치든 그렇지 않든 의례적 행위였다고 주장한다면 이건 아예 선거법 준수의지가 결여된, 선거법 자체를 무시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자가당착(自家撞着)적 억설에 불과하다.
이른바 선거관리위원회를 넘어 검찰과 법원의 권위까지 부정하는 모독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물론 조민동 당선자가 생각하는 잣대와 법적 잣대와의 차이는 법정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거법을 잘 준수하고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조합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바람직한 주문 차원에서 볼 때는 본인의 잣대가 황당하게 자주적(?)이고 자의적 해석이라는 점이다. 분명 기부행위로 인한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 시점, 그는 혐의가 있는 피고인 신분이라는데 자중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소고기 갈비살에 대해 전문가의 감정은 물론 유전자 검사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피선거권자들에게 내재돼 있는 선거법 경시 풍조 인식자체를 바로 잡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6월2일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다. 불 ·탈법선거가 기승을 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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