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덕 의원이 발언하는 내용을 이창선 의원이 듣고 있다.

6월8일 공주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실 앞, 공주시 사설어린이집 원장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를 지켜 본 이창선 의원은 대뜸 목소리 톤을 높여 쏘아 붙였다. "이게 뭐하는 겁니까. 시청 계장, 과장이라도 됩니까. 당신들이 시의원 하세요." 라고 몇 마디 말을 건네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이윽고 행정복지위원회 회의가 시작됐다. 이날 회의 내용은 9건의 조례안을 처리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첫 번째 상정된 조례안은 김동일 의원이 발의한 '공주시 영유아 보육 조례안' , 먼저 이창선의원이 말문을 열었고 이어 김동일, 한명덕의원이 발언했다.

이 의원은 밖에 와 있는 어린이집 원장들을 의식한 듯 "데모한다고 해서 해주면 안된다. 감정적인 협박이나 다름없다" 며 "필요성은 느끼지만 일단 보류하고 상의해서 다음에 처리했으면 한다" 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김 의원은 "본 조례안은 충남의 9곳에서 제정했고 최근의 추세다." 며 "내용이 맞는 다면 당연히 처리해 주고 보류하려면 차라리 부결시켜 달라"고 발언했다.

또 한 의원은 "의원들은 소신껏 임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부결시키고 저것 때문에 승인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옳으면 원안을 통과시켜 주든 지 해야 한다." 고 말했다.

여기에 우영길 의원도 발언기회를 가졌다. "공주시사설어린이집 원장들이 갖다 놓은 손톱깎이 세트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며 "김동일 의원이 발의한 취지는 마음이 가지만 여기 와서 데모한다고 해서 통과시켜주면 관례가 된다. 신중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이런 와중에 이창선 의원과 한명덕 의원이 감정 섞인 막말을 주고받더니 급기야는 험악한 분위기로 치달았다.

이 의원은 "서류를 검토할 수 있게 보류시켜 달라. 초등학교 밖에 안나와서 그렇다" 고 말을 하자, 한 의원이 이를 받아 "나는 유치원 밖에 못나와서 모른다. 말 조심해" 라며 "저 양아치,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게 간덩이가 부었다" 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두 의원은 금방이라도 물리적 충돌을 일으킬 것 같이 얼굴을 불키며 달려들 기미를 보이자 사무국 직원들이 뜯어말리는 촌극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김응수 행정복지위원장은 원활한 회의를 위해 정회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이 것이 끝이었다. 오전 내내 기다려도 의원 정족수를 채울 수 없었고 오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의원은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전화까지 받지 않는 무성의를 보여 회의장에서 학수고대 대기하고 있는 동료의원과 사무국 직원, 관계자 등의 애타는 마음을 산산이 짓밟았다.

이날 처리하려던 나머지 8건의 조례안은 손도 못 댄 채 아무 목적도 없이 그냥 흘러가듯 표류하게 됐다.

한명덕 의원이 이창선 의원을 향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창선 의원이 공주시보육시설연합회 명의의  손톱깎이 세트를 공주시사설어린집 원장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들어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