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들과 그 가족들이 공연을 지켜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그옆 사방으로 꾸며진 화단위 철쭉, 다할 나위 없는 전형적 봄날, 매우 적당하게 봄기운 가득 담은 훈풍이불어오는 탄천면 덕지리 한적한 공간의 주은라파스병원. 어늘따라 오가는 분주한 직원들의 발걸음에 대형텐트로 그늘막을 친 의자 위에는 환우들이 환한 미소로 무대를 주시하며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다.

민요한마당이 펼쳐지노라면 거동이 자유로운 환우들과 간호사등 임직원, 출연자들이 무대 아래에서 어께와 손을 맞잡고 더덩실 어깨춤을 춘다. 흥겹기만 하다. 오랜만에 초청가수 공연과 무용공연, 민요공연, 섹소폰·트럼펫 연주 등 모든게 즐겁다.

특히 화창한 봄날씨는 ‘사랑만들기 봉사단(단장 양준모)’과 ‘아리랑봉사단(단장 이미숙)’의 열정을 다한 효심의 공연에 축하의 폭죽을 터트려 주듯 그저 맑고 상쾌하기만 하다. 환우들보다 그 잔치한마당을 찾은 그 가족들이 더욱 즐거운 모양이다. 시종 웃음을 잃지 않는다.

이웅재 이사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고 병원의 사명인 어르신 복지를 실천해 나가는데 한점 누수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흥에겨운 환우들과 직원들이 무대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미니 인터뷰

“이제야 사는게 뭔지 느낍니다”
이재의(65·남)

“원장님을 비롯한 직원 모두가 가족처럼 너무 잘대해줘 여기에 와서야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기도 가평이 고향으로 서울서 주유소 영업을 하던 이재의 환우는 당과 간경화를 앓면서 서울 경희대 병원에서 입원생활을 하다 그곳 진료협력센터의 소개로 이곳 라파스병원까지 오게 됐다.

지난해 7월 이곳으로 올때는 시골 병원이라 적잖이 고민도 했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제일 행복한 병원이요, 우리집과 똑같다”며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특히 원내 실버대학에서 진행되는 교양강좌는 스트레스도 풀리고 삶의 욕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준다며 장소가 넓어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기도도 하면서 여생을 큰 바람없이 즐겁고 편안하게 보낼수 있어 사회생활하던 시절보다 더더욱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색이 참 좋아 보인다.



“너무 좋아…여기서 여생 마칠거야”
주영애(81·여 )

공연장 제일 앞자리에 앉아 연신 손박수를 치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할머니를 만났다. 가까운 논산 광석면에서 2남1녀를 다키우고 효도를 받을 즈음 치매가 찾아왔다.

지난해 11월에 이곳 라파스병원에 입원했다. 3번째 발병이다. 그런데도 묻는 말의 의도를 잘 알아차리고 말씀을 잘하신다.

물론 이 할머니도 논산 백제병원에서 오래 계셨다. 주은병원에서 불편함은 없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잘라 말씀하신다. 자녀들이 매주 면회도 오고 치료작업도 재미있고 여기서 여생을 마치겠다고 밝힌다.

환우들의 한결같은 만족의 소리. 주(主) 은혜(主恩)의 역사가 실제 벌어지는 곳이라는 실체적 믿음이 한동안 가슴을 꿍쾅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