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통합을 선언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설마했던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간의 통합이 지난 8일 공식 발표 됐다.

선진당과 국민련의 통합은 양당이 정치 불신으로 초래된, 세확산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생각해 낸 구시대적 야합정치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

이른바 '판짜기'...정치권 구태의 표본

우리나라 정치사에 손꼽히는 야합정치는 1990년 당시 노태우의 민정당,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 등 3당 통합이다.

한국정치를 후퇴시킨 전례로 역사는 평가하고 있는데, 이번 양당의 통합이 이에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유권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특정 정치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른바 ‘판짜기’는 정치권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한 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이번 통합은 총선을 불과 7개월여를 남겨논 상황인데, 과연 양당의 통합이 도민의 신뢰를 받을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분열 초래한 심대평, 결국엔 '도로 선진당' 行

대표로 추대된 심대평 국회의원은 지난 2009년 이회창 총재와의 불화로 선진당을 뛰쳐나왔다.

그러나 심 대표는 충청권을 대변하는 정당을 표방하며 국민중심연합을 창당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1석(이준원 공주시장), 기초의원 1석(이충열 시의원)만 차지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결국 분열만 초래시켰다는 비난을 샀고 충남·북 모두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치욕(?)도 맛보았다.

지역정치판을 크게 흔들었던 갑작스런 탈당은, 심 대표에게 부메랑이 된 것이다.

자신이 창당한 선진당을 박차고 나온 것은, 어떤 이유든 명분에 맞지 않다는 것이 지방선거를 통해 명백히 밝혀진 셈이다.

해묵은 지역정당론...시대흐름에 순응만이 살길

지난 30여 년 간 신민주공화당에서부터 자유민주연합, 그리고 자유선진당에 이르기까지 충청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이 도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나름대로 시대적 소명에도 충실했기 때문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제는 해묵은 지역정당론을 가지고 충청발전과 공주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최근 거세가 불어닥친 ‘안철수 바람’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변화 욕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느냐"며 "이것을 우리 정치가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 국정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시대흐름에 정치도 변화해야 함을 지적했다.

정치인은 ‘표’에 의해 정치생명이 좌우된다. 때문에 자유선진당도 국민의 욕구에, 시대흐름에 순응해야만 당이 생존할 수 있음을 깊이 인식,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한다.

뼈를 깎는 자기성찰과 반성이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그 결과를 뼈져리게 경험하는, 정치적 공황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길 바란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