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호평을 받은 사마이야기 한 장면. 하지만 극중 무령왕인 '사마'를 잔인한게 그리는 등 역사적 고증에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대박’사마이야기, "역사적 고증 아쉬워"

공주시 관람객은 개장 17일만인 지난 4일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총 누적 관광객이 180만명에 달해, 당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주최측에서 걱정했던 추석연휴기간(9월21∼23일)에는 오히려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어울어져 행사장 마다 초만원을 이뤘다.

대백제전의 예상 밖 성적은 웅진성 퍼레이드를 비롯한 사마이야기, 예술마당에서 펼친 프린지 공연 등에서 큰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고, 이와 함께 사전 조직위와 공주시에서 치밀한 준비도 성공을 거두게 만든 원인 제공이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함께 치러진 도민체전, 알밤축제, 한국민속예술축제 등 굵직한 축제들도 호평을 받음으로써 대백제전이 더욱 빛을 발했다.

이번 대백제전 프로그램중 최대 이슈 중 하나가‘사마이야기’였다. 초반 기상악화로 인한 악재로 관람객 목표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마지막 공연까지 초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뮤지컬, 연극배우 등 정상급 주연 배우들을 포함해 모두 150여명의 대규모 연기자들이 출연해 다이나믹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해줬으며, 130m에 달하는 대형 무대가 압권이었다. 극중‘사마역’의 민영기와‘고마역’의 서정현이 온 무대를 오가며 펼치는 운명의 러브 스토리에‘대무녀역’서이숙, ‘할머니역’서정금의 열연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하지만 무령왕인‘사마’를 잔인하게 그리는 등 역사적 고증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극중 사마가 아버지를 모르는 사생아로 그려지고, 잔혹하게 정권을 유지한다는 내용이지만 이는 크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무령왕은 동성왕의 둘째아들로 기록되어 있다. 일본서기에 무령왕이 개로왕의 아들이라 하여 논란도 있지만,‘사마이야기’에서 무령왕을 역사적 고증 없이 그려낸 것은 개선될 부분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향후 대백제전이 끝난 뒤에도 공연이 지속된다면 특수효과와 웅장함에 가려져 엉뚱한 이야기가 터져나오지 않도록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시민참여’퍼레이드, 인기실감

예선과 결선, 3차례에 걸쳐 펼쳐진 웅진성 퍼레이드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번 퍼레이드 성공의 핵심은 읍·면·동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냈다. 그동안 백제문화제에서 보여줬던 퍼레이드는 학생중심의 ‘그저 그런 가장행렬’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퍼레이드는 그동안 참여치 못했던 시민들을 광장으로 이끌어냄으로써 ‘흥’이 넘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 크게 달랐다. 다만 퍼레이드 내용에‘백제’가 빠진 점은 개선될 부분으로 남았다.

서울에서 온 한 가족도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번 퍼레이드가 종전과는 다르게 볼거리가 다양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히려 과열된 승부욕으로 곳곳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퍼레이드 중 최고였다는 평가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서울에서 온 김아무개씨는 “각 팀의 공연을 가족들과 지켜보면서 시민들의 굉장한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여러 행사를 보아 왔지만 대한민국에서도 몇 번째 안가는 퍼레이드였다”고 칭찬했다.

운영상 허점도 노출

창작마당극‘미마지 공연’첫 날인 지난 3일, 공연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에게 공연취소 통보가 내려졌다. 당초 공연시작 1시30분이 지난 뒤였다. 250여명 관람객이 가득 메운 상태였고 이중에서 서울 등 타지역에서 온 관람객도 있었다.

호평받은 ‘사마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공연 첫 날, 매진을 알지 못한 300여명이 현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서서라도 보겠다는 관람객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연장 안에는 유료관람석은 찼지만 나름대로 빈 좌석이 많이 남아 있었다. 관람객 입장에서 볼 때 운영의 묘가 아쉬웠다. 둘째 날은 공연 2∼3시간을 남겨두고 갑작스레 공연을 취소했다. 기상악화 때문이었는데, 통보가 너무 늦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유료 관람장인 예술마당도 야간공연이 일찍 끝나 먼곳에서 온 관람객들이 충분히 구경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와 부랴부랴 프로그램 보강에 나섰는가 하면, 건너편‘사마이야기’공연중 폭죽이 터져 예술마당 프로그램과 겹쳤던 관현악단 공연, 뮤지컬 공연 등에 큰 지장을 초래시켰다. 프로그램 시간 조정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밖에 예술마을 음식점문제는 행사내내 따라다녔고 쓰레기 처리, 관리요원의 배치, 야시장 단속 등도 운영상 아쉬웠다는 평가다.

성공으로 이끈 '자원봉사자의 힘'

대백제전 성공의 일등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이들은 밤과 낮, 휴일이 따로 없이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세계대백제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1200여명에 달했고 통역, 수화, 일반 자원봉사자로 나눠졌다. 행사기간동안 공주, 부여와 논산 등에 위치한 대백제전 행사장 65개소에서 종합안내, 환경미화 등 총20개 분야에 걸쳐 봉사활동을 펼쳤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백제전 성공의 가장 큰 힘은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안내 도우미와 통역 및 행사 안내를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차 및 교통 통제와 안내에 나서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봉사가 없었다면 성공은 불가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