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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전교조 교사다
[교사의 창]
[953호] 2010년 07월 17일 (토) 10:13:40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전 병 철

조전혁 국회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을 어겨가면서 교원단체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하였다. 이어‘학사모’라고 하는 학부모모임이 또 명단을 공개하였다. 교원단체에 가입한 교사들의 성향을 알게 하겠다고 하지만, 속셈은 전교조 교사들을 부정적으로 인식시켜 전교조 교사들을 교단에서 쫓아내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지켜야 하는 법을 무시하고 말이다. 누구보다도 교사들을 격려해주어야 할 학부모들이 말이다.

  어처구니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해서는 안 될 일을 오히려 자랑스럽다는 듯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들은 전교조에 대한 원한이 깊은가 보다. 아니면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오해가 많을 듯싶다. 전교조 교사가 무엇이라고! 참으로 치졸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교조 교사라고 하여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 교사가 있다면 전교조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교원단체-교총, 한교조, 자유교조, 대한교조에도 있다. 훌륭한 교사 또한 모든 교원단체에 있다. 다만, 전교조 교사는 전교조 소속 교사로서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충실할 뿐이다.
  조전혁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이나‘학사모’학부모들은 한번쯤이라도 생각해볼 게 있다. 대한민국 문단을 대표할 정도로 잘 알려진 도종환 시인이나 안도현 시인이 어떤 분들인지? 도종환과 안도현 선생님은 전교조 교사였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전교조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해직되기조차 하였으며, 아이들을 사랑하였던 분들이다. 그러니 전교조 교사라고 무조건 비방하기 전에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전교조 교사가 잘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교조 교사들이 잘못만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잘못은 전교조 교사만 하는 게 아니다. 다른 교원단체 소속 교원들도 잘못을 한다. 그런데 전교조만 싸잡아 욕하고, 전교조 교사들만 뭐라고 한다. 전교조 교사는 민노당에 후원금을 2만원 냈다고 하여 해직시키는가 하면, 교총 소속 교장은 한나라당에 500만원을 후원했어도 징계라는 말조차 없다. 같은 문제라도 전교조가 하면 불법, 다른 교원단체가 하면 문제 삼지도 않는다. 전교조 교사들이 자기 돈 들여가며 수업에 지장 없는 일요일 날에 집회를 해도 징계를 하지만, 교총 소속 교장들이 근무일에 출장비 받아가며 집회를 해도 모른 척한다. 마치 ‘전교조가 하면 불륜, 교장이 하면 로맨스’처럼.

  편견이 심하고, 차별이 너무 심하다. 편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무식하다는 것이요, 차별이 심한 것은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전교조를 탄압할 것이 아니라 전교조 또한 다른 교육단체와 똑같이 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전교조만 겨냥할까? 그것은 아마 전교조가 다른 교원단체에 비하여 입바른 소리를 자주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여 ‘제 발 저린 이들’은 전교조를 미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전교조 교사들은 학교에서 올바른 목소리를 자주 내곤 한다.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바른 주장을 적극 펼치곤 한다.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는 서로 상생하는 것을 더 가르치고, 자신의 승진보다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일에 더 힘을 쏟곤 한다. 남북 대립보다는 평화 통일을 더 강조하고, 촌지나 뇌물보다 인간적인 만남을 더 소중히 하고, 교장의 일방적인 학교 운영보다는 교직원이 다함께 참여하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더 외치곤 한다. 이게 뭐 잘못이란 말인가!

  나는 전교조 교사다. 전교조 교사라서 나는, 지금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혼혈을 다해 살아왔다. 승진하려고 딴 눈 팔지 않고, 오로지 수업을 잘하기 위한 활동에 열중하며 살아왔다. 때론 희생을 각오하고 집회나 시국선언 등을 통해 올바른 주장을 하였으며, 교사들의 숙직을 철폐하거나 학교운영위원회를 만드는 등등 교육민주화와 교육복지를 이루도록 노력해왔다.

  또 전교조 교사인 나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연구하고 정리하던 내용들을 책으로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MBC 라디오 ‘충청권 네트워크’에 1년간 출연하여 충청권 문화재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또 나의 수업이 KBS 1TV ‘현장다큐 선생님’에 충남 교사로서는 처음으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는 수능고사 관련 문항 출제도 하였으며, 교과서 검정 작업에도 참여하였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을 일류 대학에 합격시키기도 하였으며, 지금도 전국 여기저기서 수업과 관련한 강연을 다니면서 아이들의 진학과 취업을 위한 진로 지도에 힘쓰고 있다. 이런 내가 무슨 문제 교사란 말인가!

  그래, 전교조를 욕해도 좋다. 대신 전교조만 욕하진 말라. 아니 전교조만 욕해도 좋다. 다만, 욕을 하려면 정확히 알고서나 하고, 욕하기 전에 자신부터 살펴보고 해라. 전교조를 향해 어떤 욕을 해도 그래도 나는 전교조 교사일 터이니. 무엇보다도 성이 ‘전’가라 나는 천생‘전’교조 교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편견이 넘치고, 차별이 판치는, 이 대한민국에선.

/공주공업고 교사, 한국작가회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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