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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
[칼럼]
[949호] 2010년 06월 14일 (월) 16:35:36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이 태 묵

  지난 주말, 친구인 초등학교 선생님 한분과 만났습니다. 요즈음은 조기교육으로 아이들 가르치기 어렵지 않아 얼마나 편하냐고 물었지요. “뭔소리냐”고 하더군요. 부모 이혼 자녀들이 늘어나고, 다문화가정 아이들 때문에 수업하기가 힘겹다는 겁니다. 대도시에서 태어났다가 갑작스런 부모 이혼으로 시골에서 근근하게 사시는 조부모에 맡겨져 학교 오는 아이들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 얘기고, 외국인 엄마 품에서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한 반에 상당수가 된다고 하니까요. 사랑이 그리운 아이들입니다. 다문화가정이 뭡니까. 다른 나라 민족과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2000년 이후 미혼남성이 늘고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들어오면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지역에도 현재 542세대나 된다는 군요. 동남아에서 시집온 여성들이 대부분이라지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이런 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 생활이 어렵게 되고 피부색이 달라 열등감을 느끼고 장기 결석하는 어린이가 문제더군요.

  비행 청소년으로 성장하지 않을 까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자기 엄마를 무시까지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말도 잘 못하고 피부색이 달라 엄마를 창피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군요. 동화책 ‘미운오리새끼’가 생각납니다.

외모로 고민하는 막내오리

  “아주 밉게 태어난 막내오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미운오리새끼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형제자매에게서 조차 놀림을 받았어요. 그러자 살던 터전을 버리고 집을 뛰쳐나옵니다. 엄마오리도 사랑으로 감싸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운오리새끼는 할머니가 보살펴 주는 암탉과 고양이를 만나 어울려 살게 됩니다. 하지만 물에서 놀던 자기 이야기만 합니다. 그러자 사리분별 못하는 철부지 취급을 당하게 되고, 암탉과 고양이는 잘하는 헤엄 질이나 하라고 타일러 줍니다. 난 이렇게 못났구나, 얼마나 흉측하게 생겼으면 다른 짐승들도 나를 피하는 걸까. 미운오리가 볼 때 내 생각과 다른 짐승들로 넘쳐 납니다. 육지에 사는 짐승들은 물을 첨벙거리며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해 줄 리가 없지요. 결국 다른 짐승들에게 쪼이고 걷어차이느니 오리 속으로 들어가 죽는 편이 나을 거야 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영역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미운오리새끼는 새하얗고 우아한 목을 가진 백조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되지요.” 물을 통해 자신이

  백조였음을 깨닫게 되는 동화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외모로 고민한 것은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갓 태어난 오리가 어떻게 형들처럼 깃털이 나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또 미운오리새끼가 철부지 취급한 것은 살아가는 방향을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암탉과 고양이가 미래 희망을 심어주려 했고 허황된 꿈을 버리고 물속에서 살아가라고 했지만 잘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이 깃털이 나고 남들처럼 예쁜 백조라고 알아차린 것은 온갖 어려움을 겪고 난 후였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그릇된 자아를 버리고 나갔다가 진정한 자아로 성장하는 과정이 아닐 수 없지요.

문제는 스스로 파놓은 장애물 ‘사랑’

  이처럼 외모를 무시하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 사람은 누구나 외모로 상대를 평가하는데 너무도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생활하다 보면 상대의 외모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서로 깨닫게 됩니다. 얼굴 잘 생긴 유명한 탤런트가 잇달아 자살하고 있는 이유도 외모가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린 탓 아닐까요.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나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찰스다윈도 종의기원에서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닌 역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했습니다. 세계는 바야흐로 다문화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유일의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 말은 부적합한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멸시하거나 냉대하는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 일류로 가는 길, 그 중심에너지는 나를 세상과 버무려가는 사랑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건 마음속에 스스로 파놓은 사랑의 방해물을 찾는 일이라고 봅니다.

/공주시 관광축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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