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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와 축배, 그 이후
[칼럼)
[948호] 2010년 06월 07일 (월) 15:51:22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이 문 하

패배의 쓴맛, 그 이후

 이번 지방선거에 공주지역에서도 많은 분들이 낙선의 고배(苦杯)를 마셨습니다. 한 사람이 여덟 번씩이나 찍었으니까요. 이분들께 한 동네사람의 입장에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어떤 위로의 말을 한다 해도 어찌 위로가 되겠습니까? 주위 사람들이, “꼭 될 줄 알았는데 아깝습니다. 다음번엔 꼭 될 겁니다”라는 말이나, 친지들의 이런 저런 인사치레의 말도 내심 견디기 힘들 겁니다. 아예 멀리 여행이나 다녀오시면 어떨지요?

  선거패배의 후유증은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되고 당분간 치유하기 힘들 줄 압니다. 우리네 선거문화에서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라서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선거전에 걸리기 쉽죠. 그러니 선거 직후에 낙선자는 패배의 아쉬움, 분노, 배신감, 실의, 괘씸한 생각들로 꽉 차게 됩니다.
민주주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풀이할 때,‘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라고 말한답니다.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는 딱 부러지게‘되는 일도 없다’보니 이번에는 행운이 나를 슬쩍 비켜간 것이라 생각하세요. 다음에는‘안 되는 일도 없게’일이 술술 풀릴 테니까요.

  박빙의 승부, 피 말리는 접전, 그리고 낙선의 허망감은 짜고 맵고 씁쓸할 것입니다. 그러나 쓰면 쓸수록 약발은 훨씬 좋습니다. 진짜 승부는 패배의 쓴맛을 본 직후부터 시작됩니다. 패배한 과정을 되새김질하고 좌절하여 스스로 무너진다면 영원히 패자인생 됩니다.
누구나 인고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마음속에 온갖 미움과 원망을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날려 보세요. 자책감도 훌훌 털어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짜라도 좋으니 선거과정에서 부딪친 모든 사람들을‘용서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수입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가 아니던가요? 터널의 어두움을 통과하면 저절로 환한 태양이 빛나듯이, 패배의 쓴맛을 굳건한 인내로 통과시켜야만 그 이후, 달콤한 축배가 준비되기 마련이지요.

당선자의 진정한 승리는?

  지금도 당선확정 순간의 그 감동을 잊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지금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초리는 당신이 얼마나 안하무인에다가 자만까지 떠는지 눈여겨 볼 것입니다. 십중팔구는 저 사람은 변소 갈 때와 나올 때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입방아를 찧을 겁니다.

  전에 어느 공주시장은 당선된 이후에, 밤에 잠자다가 밤 한시 두시 경에도 선거운동과정에서 괘심한 사람이 떠오르면 벌떡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고 고백했답니다. 선거중 원색적 인신공격이 난무하다보면 선거 후에도 억한 심정과 앙금이 지워질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는 마음속에 증오를 키우면 절대 안 됩니다. 결국 그 시장은 뒤끝이 안 좋았죠. 좁은 공주바닥에서 그는 쓸데없는 사회적 갈등비용만 키웠습죠. 바라 건데 당선자들은 우선 낙선자와 상대편 참모들에게 먼저 위로와 화해를 적극 청하여 공주시민들에게 진정한 승자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조사결과 기초단체장이 가진 인·허가권 등 각종 권한이 무려 3,888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자체장은 그 지역의 소통령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도 변했습니다. 세상은 이러한 무소불위 권력을 남용하면 결코 돌이킬 수 없이 비참한 결과를 안겨줍니다.

  ‘성(城)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道)을 뚫는 자는 흥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지도자가 자신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류류상종(類類相從)하면서‘자신의 사람들로 성’을 쌓은 자는 결국 망합니다. 모쪼록 시민들 속으로 길을 닦아서 사람사이에 소통의 대로(大路)를 툭 터놓는 명쾌한 시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측근 참모들이 아무리 서운하다 불평해도, 집무하는 날 처음부터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선을 딱 긋고, 공인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합니다. 인사행정은 물론 모든 중요 결정에서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철저히 배격함으로서, 그야말로 탕탕평평(蕩蕩平平)하게 일을 처리하며, 특히 공무집행에 쿨한 공주시장, 시의원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죠. 당선자 여러분은 이제 그 꽃봉오리가 되었습니다. 부디 공주가 행복한 삶터가 되도록 열정을 불살라서 스스로를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워내기를 시민들은 기대합니다.

  끝으로, 지방선거는 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하므로 우리 시민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선거보다도 더 중요하죠. 그러므로 당선자 여러분은 선거기간 중에 내걸은 공주발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과 호소와 그동안의 겸손함이 단지 자신의 4년을 담보하는 위선과 거짓이 안 되도록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지금은 승자이지만 언제든지 정도(正道)를 벗어나면 하루아침에 패자로 뒤바뀔 수 있습니다.‘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유념하십시오. 부디 4년 후까지 진정한 승자의 명예로움을 견지하길 기대합니다.

/(전)공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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