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제 첫 순서로 현악4중주가 상록수 등을 연주하고 있다.

오월은 자세히 보라고 말합니다. 포토라인에 세워진, 그것이 용납되어지지 않아 변한 한 줌의 재는 인화성어서 수백만 맥박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되돌아오는길 올려다 본 부엉이바위!!
줄창 홀로 앉아 슬픈 눈빛으로 내려다보시는…. 이젠, 옥신각신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라 하지 않습니까. 오. 월. 은 <이은무 시인의 ‘오월편지’일부 중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1주기를 추모하는 예술제가 23일 저녁 금강둔치에서 숙연하게 거행됐다.

‘노심초사’(盧心初思:노무현의 정신을 처음처럼 생각하고 이어가자)와 민주당의 참여로 열린 이 예술제에는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 고인을 잃은 비통함과 그리움을 함께 했다.

금강둔치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기리는 사진전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졌으며, 식전행사로 노무현 대통령의 생전 모습과 어록이 담긴 동영상을 관람하기도 했다.

무대 옆에 분향소도 마련됐는데, 아이들을 손잡고 나와 가족단위로 분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아울러 분홍색과 초록색을 입은 선거운동원들도 분향에 동참, 이곳에선 후보간 경쟁하는 모습이 아닌, 추모열기로만 가득했다.  

예술제는 현악4중주 연주를 시장으로 박선정 원장의 무용, 김대중 전대통령 동영상, 이은무 원장의 시낭송(오월의 편지), 권재덕 추모소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이 무대옆에 마련된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진명스님(구룡사 주지)은 이날 “노무현대통령을 보낸지 벌써 1년이 됐음에도, 국민들은 그를 잊지않고 오히려 그리워하는 마음이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세종시 원안이 위협받고 있으며, 4대강이 파헤져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무현이 살아 있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을텐데 아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회복과 노무현대통령의 극락왕생을 기원드린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까페 모임 ‘노심초사’ 총무인 이현규(48·의당면 유계리)씨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故 노무현 대통령의 성패를 떠나 과연 그 분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하고자 했는가를 이해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원장이 고 노무현대통령을 추모하는 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분향을 한 뒤 자신들의 마음을 적어 놓은 리본을 분향소 주변에 달아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