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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을 가꾸며
[칼럼]
[941호] 2010년 04월 12일 (월) 17:32:35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이 걸 재

  봄이면 나무를 가꾸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런데 정작 전지(剪枝)를 하기 위해 전지가위를 들고 화단에 들어서거나 잡초를 뽑기 위해 호미를 들고 화단에 앉으면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화단에 나설 때마다 가장 처음 느끼는 것은 지난날의 게으름에 대한 자책입니다. 화단에 손을 볼 나무들이 많다는 것 때문이지요. 쥐똥나무에 웃자란 가지를 봄에 잘라주는 것은 지난 가을 손질을 할 때를 놓친 때문이고 연산홍의 웃자란 가지를 속아주어야 하는 것은 지난해 늦봄 꽃이 지고난 후에 전지를 해주지 않은 때문이니 결국은 내가 게을러 나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새봄에 잡초를 뽑는 일은 생각하면 참으로 잔인한 일입니다. 잡초라 해도 풀입니다. 지난 겨울동안 모진 추위를 깊은 인내로 이겨내고 날이 풀려 겨우 새싹을 밀어 올려 파릇이 자라기 시작하였는데, 따사로운 봄볕이 이제야 희망을 노래하는데, 인간인 내가 원하는 풀이 아니라 하여, 더구나 꽃이 곱지 못하다하여 이제 갓 피어난 새순을 잔인하게 뽑아버리는 것이지요. 뽑혀 죽어야 하는 잡초의 입장에서라면 이보다 잔인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전지가위를 들면 이야기는 더 이상해집니다. 전지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그 중 하나는 너무 잘 큰 가지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못생긴 가지이지요. 과일나무라면 잘 자란 가지는 살려두고 못난 가지만 자르는데 꽃나무는 너무 자란 가지도 못난 가지만큼 잘라주어야 합니다. 연산홍이나 철쭉 진달래처럼 덩어리진 꽃이 아름다운 나무들은 특히 더 그렇지요. 못난 가지야 그대로 두어도 몇 년 후에는 말라 죽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잘라준다 하여도 잘난 가지를 자르는 것 역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취향, 즉 아름다움을 탐하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앞으로 얼마든지 잘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가지를 무참히 잘라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결국은 잘라야 합니다. 가꾼 정원과 방치한 정원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잘라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가꾸지 않고 2∼3년이 지나면 잡초 덩어리가 될 것이요. 꽃나무들조차 잡목이 되어 버릴 테니까요.

공주다운 공주를 가꾸어야

  오늘은 정원을 손질하다가 문득 며칠 전 지역을 걱정하는 분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옛날에는 외지에 나가서 어디서 왔느냐는 물음에 『공주에서 왔다』고 하면 『좋은 고장에서 오셨습니다』라고 했는데 요즈음은 그런 말을 듣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풍토는 정원의 잡초처럼 무성한 소문의 문화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걱정하셨습니다.

  공주 사람들이 양반소리를 들었던 것은 양반이 많이 살아서가 아니라 남의 잘못을 잘 참아주어 노력하고 고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돕는 풍토가 참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인데 요즈음은 잘한 일 조차 잘했다 하지 않고 오히려 악의에 가득 찬 비난성의 소문을 퍼뜨려 올곧은 마음으로 노력하는 사람조차 맥이 빠지게 하는 풍토가 너무 지독해서 양반고장 다운 풍토가 없어졌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못난 가지를 자르며 생각합니다. 바르게 가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하여 반성하고 잘 갈수 있게 노력하도록 만드는 세상이 아닐까요? 비난보다는 건강한 토론이 많은 세상 말입니다.

  잡초를 뽑는 것이 아깝다하여 잡초를 화초라 우기는 것이 어리석일 일이듯이 바른 마음으로 노력하는 사람을 소문이라는 음성적인 방식을 통하여 비난하거나 인간적으로 모독하는 행위는 잘 가꾸어진 정원에 잡초를 키우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원을 위해 새봄일지라도 뽑아내야 하는 잡초를 키우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공주가 공주다워지기 위해서 우리는 이쯤에서 『공주의 옛 마음 찾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공주시 공공시설관리소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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