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태

  2001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5위의 기염을 토하고 개선한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시합이 진행되는 동안 손에 땀을 쥐고 조마조마하며 탄성으로 열렬한 응원을 한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우리 민족의 기질과 장점이 미래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이끌어 간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3월과 4월에 걸쳐 세종시에 관한 논의는 어느 방향으로든 결정이 날 것이다. 적어도 통일을 원하는 국민이라면 이렇쿵 저렇쿵 토를 달아 국론을 분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걸핏하면 인신공격 또는 주관적 아집으로 함부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정치적 발언도 삼가야 한다. 그 또한 상대로부터 고스란히 씹히게되니 말이다. 세종시 문제는 유불리를 떠나 정치력의 부족에서 수순이 결여되고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타성에서 초래된 결과라고 본다. 
 
  이제는 국회에서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표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상식을 벗어난 추태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 국민투표를 운운하는데 헌법상 국민투표권(referundum)에는 두 가지 경우를 명시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 하나는 헌법 제130조 제2항의 헌법개정을 위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헌법 제72조에‘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경우에는 헌법위반과 국력낭비의 소지가 크다. 따라서 근거 없는 추측이나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고장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조속한 시일 안에 갈등의 소지를 제거하고 어엿한 중부도시가 건설되기를 바랄 것이다. 충청도민은 고래 등살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아닌가. 각자의 입장만이 최상의 의견이 아니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 민주시민의 도리란 걸 깨닫기 바라며 차제에 국가의 대사를 다루게 될 때는 책임 있는 추진과정을 밟는 정치적 도의심도 참고했으면 싶다.
/경운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