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구읍 동해리에서 산수박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월17일 열린 '제5회 동해동 산수박·보리감자 축제' 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겨우 5번만 개최되고 내년부터는 주제가 전혀 다른 축제(보리감자)로 슬그머니 대체되는 것에 대해 근시안적 탁상 행정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마을명을 걸고 열리는 축제라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 특산품에 평가받을 만한 상징적 요소가 충분히 내재돼 있어야 하고 어디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그동안(1~4회) 유구읍 동해리 전체 82가구 중 고작 3가구에서 생산되는 몇 백통의 수박을 위해 축제가 개최됐다는 사실이 의아할 정도다. 그것도 올해는 1가구의 200여통 수박이 전부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축제 현장에서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축제장에는 수박 몇십통이 쓸쓸히 자리를 지켰고 여기에 생산품을 인증할 수 있는 생산자 라벨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행사 프로그램 내용은 축제의 아이콘이 되지 못하고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개막식 행사도 지역 출신 국회의원 소개를 빼고 넘어가는 등 매끄럽지 못했고 심지어 행사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그대로 방류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또한 축제에 참석한 내빈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준원 시장의 30여분 지각 참석으로 행사가 지연됐는가 하면 고광철 의장이 타고 온 관용차가 에너지 절약 운동을 무색하게 몇십분 동안 공회전을 지속해 '그 나물에 그 밥' 이라는 인상을 남기면서 이래저래 실망감만 안겨준 꼴이 됐다.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은 "축제에 온 관광객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마을 주민들이 주로 참석해 하루 먹고 즐기는 마을 행사에 불과한 정도" 라며 "차라리 부잣집 잔치만도 못한 수준으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