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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염원 전달하는 소통 역할하겠다”
이완구 전 지사, 사퇴 후 처음으로 입 열어
[928호] 2009년 12월 21일 (월) 10:37:19 이종순 기자 jsoon82@hanmail.net

   
이완구 전 지사가 사퇴 이후의 심정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가 공식적인 사퇴가 확정된 뒤 12월16일 대전시 유성소재 모 호텔에서 풀뿌리민주언론연합인 충남지역신문협회(회장 이평선)와 만나 사퇴 이후 심정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사퇴 이후 처음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이 전 지사는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의 눈처럼 날카롭게 세상을 보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행동)의 마음가짐으로 세종시 문제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정부와 충청권의 갈등을 통합하고 개선하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자연인 신분으로 충청의 염원을 전달하는 소통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지사는 15일 도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진데 이어 52개 각 실국과를 일일이 찾아 도청직원 한사람씩 모두에게 작별의 악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항상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황인성 충남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시인, 수산과)은 이 지사와의 이별을 하는 자리에서 ‘떠나는 이완구 충남도지사님을 위한 서시’라는 시를 선사해 이 전 지사의 눈에 눈물이 맺혔으며, 이를 보는 이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줬다.
  다음은 이완구 전 지사와의 일문일답.

  - 세종시 관련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대전과 연기를 찾고 있다. 정부에서 연일 발표하는 대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정부 인사들이 충청권 설득과 (세종시)대안을 가지고 오는데 지금은 진전한 의미에서 충청인들의 상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충청인들이)받아들일 마음이 없는데 아무리 몰아치면 무엇 하겠냐고 충고했다.

  또한, 연일 발표되는 세종시 대안도 짧은시간 내에 대안을 만든다고 하는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대안이 섣불리 나오면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대안은 법적 실행력과 재정적 실행력이 담보돼야 하는데 2월 정기국회에서의 법적 처리가 불투명하고 재정 역시도 재정적 여유가 없어 대안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신·구간의 소통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도지사로 취임당시 전임 심대평 전 지사의 비서진도 전혀 바꾸질 않았다. 학연지연도 묻질 않았다. 전임자 정책을 전면 부인하기보다는 정책이 잘못됐으면 개선을 해야 한다. 철학과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국책도 마찬가지다.

  -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관련 여러 발언으로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정 총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는(정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에 모든 사업을 착공하고 일부는 완공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국정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나오는 말이다. 국무총리의 말은 천금과도 같다. 결국 훗날 이 문제가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또 행복도시특별법에 보면 국토해양부장관과 충남도지사가 세종시 건설에 주체로 돼 있는데, 청와대는 도지사 재임 3년 반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단 한번 의 상의도 없었다. 정 총리가 입만 열면 충청도사람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두 번 다시 이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정부의 세종시 수정추진(전면 백지화)을 1월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의 생각은?

  △세종시 문제는 즉각적(충청도민들에게 바로 알려야)이어야 한다. 또, 법적 뒷받침이 돼야한다. 재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타 지역과 형평성(과학벨트, 기업도시 등)도 맞아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이 돼야 하는데 세종시의 수정은 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원안추진을 해도 만족시키기 어려운데 부작용이 심할 것이다. 정운찬 총리는 일을 안 해본 사람이다. 이성적과 감성을 고루 고려해야 한다.
충청도는 원안 아니면 안 된다. 사퇴 후 냉각기를 갖고 냉철히 생각해 봤지만 역시 원안밖에 없었다. 원안대로 하면 아무 반발이 없을 것이다. 자족기능은 열심히 하면 될 것이고 행정부처 이전은 현 총리실을 짓고 있으며 잘못되는 것은 보완하면 된다.

  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수도권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않는 정부가 추진하는 초광역권 개념이 되면 될 것이다. (컴퍼스로 원을 그리면) 역시 원안추진이 지혜다.

  - 이 전 지사의 사퇴를 놓고 말들이 많다. 사퇴 이유는?

  △어느 날 갑자기 (정부에서)세종시를 수정한다고 하는데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엊그제까지 (연기, 공주)땅 팔아 달라고 하던 관모 쓴 사람들이 7년 동안 세종시가 변질됨에도 단 한명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이것은 국가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사퇴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남아서 싸우라고 했었다. 하지만 어제(15일) 세종시에서 도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물론 환영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잘 싸워 달라는 격려와 정부와의 소통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의 박수로 생각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만일 도지사 신분으로 갔더라도 원망의 눈빛을 보냈을 것이다. 도지사직 사퇴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자연인으로 정부에서 제안이 들어온다면 충청민심을 대변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일부에선 한나라당 탈당을 주장하고 있는데 탈당의사가 있는지?

  △국정책임정당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다. 세종시 문제도 야당이 책임있는 자리가 아니다. 집권여당내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강력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탈당하게 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들어가 중지를 모아야지 탈당은 현실정치에서 멀어진다. 또한 탈당은 국민들의 눈높이로 보면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탈당은 절대 없을 것이다.

  - 충남도의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괄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전열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 (내가)공천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나 때문에 사퇴한다는 것은 물론 본인들의 소신이겠지만 부담을 느끼고 일정부문 책임을 느끼고 신경을 쓸 것이다.

  -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당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또, 차기 출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당내에서 역할은 관심없다. 지금은 세종시 문제에 전념할 생각이다. 또한 차기 출마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이 말하기 좋게 시나리오를 쓰고 있지만 지금은 세종시 문제에 전념할 생각이다. 나는 최고의 시련이 스스로 최선을 다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련을 겪어왔던 나로선 이번 시련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좌파우파, 진보보수는 대립의 개념이 아닌 보완적 개념으로 가야 선진국으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다. 세종시도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국가정책을 이끌어 가야 한다.

  - 자연인으로 돌아간 느낌은?

  △사퇴 후 집사람이 제일 좋아하고 있다. 남자하고 다른 점이다. 사퇴는 했지만 충청도민으로서 사랑은 식질 않았다. 오히려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국회의원 시절, 행정수도이전약속이 무산돼 행정도시로 바뀜에 따라 책임지고 사퇴를 했었으며, 이번에도 정부의 수정정책에 약속한대로 이에 책임지고 도지사직도 사퇴했다. 사퇴했다고 책임이 사라진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자연인으로 조금 자유스러워졌을 뿐이며, 충청을 사랑하는 도민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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