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교대와 공주시의회 의원들이 1일 대학통합과 관련해 면담을 하고 있다.

공주교육대와 공주시의회가 최근 불거진 대학통합과 관련해 지난 1일 면담을 갖고 격론을 벌였으나 서로 입장차 만 확인했다.

박병수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날 면담은 전우수 총장을 비롯한 이범웅 기획연구처장, 이명제 교육지원처장, 박동윤 학생지원처장, 송춘환 사무국장 등 교대 측 핵심관계자 5명과, 박병수·이창선·박기영·김동일·한명덕 등 시의회 의원 5명 등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언론 취재에 불편한 심기 내비친 전 총장

먼저 전우수 총장은 각 언론사들의 취재열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말문을 열었다.

전 총장은 “오늘 이 자리는 서로간 상호발전을 위해 진지한 논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하는게 어떠냐”라고 말한 뒤 “우리는 언론사에 알리지 않았다”고 언급, 시의회를 겨냥해 면담을 언론사에 알린 점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날 전 총장은 본지를 겨냥해서 “이 자리에서 〈공주신문〉기자도 와 있는데, 공주교대와 충남대와의 통합논의 기사는 오보”라 면서 “공주교대와 충남대와의 통합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후 말을 바꿔 “충남대가 통합을 제안한 적은 있다”고 언급, 엇갈린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양 대학간 통합에 대해 교수들 개인이 얘기는 오갔을지도 모르지만 본부차원에서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본지는〈5월19일자 1면〉을 통해 '3개대학 통합 사실상 무산'기사를 게재하면서 지난 5월9일 3개대학(충남대-공주교대-공주대)이 통합관련 주민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양 대학(충남대-공주교대)간 통합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주민 얘기를 인용,  보도한바 있다. 공주대는 이자리에 불참했다. 

전우수 총장 "조건 좋은면 충남대와 통합 할 수도"

전우수 총장은 이날 “다음주 수요일이면 당장 우리대학에 ‘차기총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면서 “본인의 총장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통합을 성사시킬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총장은 “충남대가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통합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 총장은 또한 “3개 대학 통합논의 당시 통합조건으로 공주교대는 세종시로의 이전을 제안했다”고 언급, 교대측이 캠퍼스 이전 추진을 모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우수 총장이 통합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어 교대측과 시의원들과의 격론이 오가는 도중 공주교대측 관계자의 과격발언이 이어졌다.

송춘환 "시의회가 뭔데 대학에 관여를..."

송춘환 사무국장은 “공주시의회가 뭔데 대학에게 통합하느냐, 마느냐 하는가”라 면서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잠시 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는 또한“공주교대는‘특수목적대’이다. 경쟁력이 없어서 통합하려는 것이 아니며, 초등교사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시의원들이 대학상황을 잘못인식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러자 박병수 의원은 “공주시의 실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곳은 공주대와 공주교대이다”면서 “공주교대가 대학미래를 위해 이전을 모색하는 것도 이해가지만 60년간 동거동락해오다 그냥 가버린다면 그것도 문제가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수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시의원들 "대학이전반대·相生해야"한목소리

박 의원은 “충남대와 공주교대가 서로간 학점을 교류하고 병원할인 혜택을 받는 등 협약을 맺은 상태인데, 이는 양 대학 통합을 위한 첫 단추”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와함께 “자치단체인 공주시도 학생들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덕 의원도 “대학이전이 학교를 위해선 옳지만 공주시를 위해선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의 '과격발언'에 대해 “공주시를 고려치 않은 발언이며, 시의원들이 통합여부를 따지는 것은 결코 '월권'이 아니다”고 피력, 눈길을 끌었다.

이창선 의원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공주시의 경우 세종시 출범에 따라 현 12만명에서 1만여명이 세종시로 빠져나간다”면서 “공주교대가 이전한다면 강남지역은 상권이 초토화된다. 이 자리가 진정으로 공주시와 대학발전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일 "공주대-공주교대 통합 반대"

반면 김동일 의원은 “공주대와 공주교대와의 통합에 본인은 반대한다. 초등교원양성기관인 공주교대가 통합하면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공주대는 옛 공주사대 당시 목적성이 분명했지만 종합대로 되면서 없어졌다. 때문에 '교육도시 공주'의 한 축이 깨지게 된 것이다”고 역설했다.

한편 공주교대가 오는 8일 전우수 총장에 이은 총장선출을 위한‘차기총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어서, 현재로선 대학간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따라서 본격적인 통합논의는 빨라야 공주교대 신임총장 선출, 취임하는 내년초는 되어야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의원 5명이 공주교대와의 대화에 참석했다. 사진은 전우수 총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왼쪽부터 박병수, 이창선, 박기영, 김동일, 한명덕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