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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바로잡아야 한다
[933호] 2010년 02월 10일 (수) 14:38:49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사교육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전 병 철 

  해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수석을 한 학생들의 얼굴이 TV에 나오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고, 학교 수업에 충실하였다”“과외는 받지 않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면서 학교 수업에 전념하였다”는 말이다. 한마디로‘학원에 가지 않았다’는 것이요,‘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학생들의 말이 아니라도‘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열심히 참여하고 예습과 복습을 충실히 하였으니’당연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이 아닌 아주 소수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학생들 가운데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예습은커녕 복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교 현실은 수석한 학생들과는 너무 다르다.
 
   그리고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학원은 다니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사교육을 받았다. 적어도 ‘학교에서 하는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 보충수업은 받았을 것이다. 말이 학교에서 하는 수업이라 공교육이라고 할 뿐이지, 보충수업도 막상 사교육이나 다름없다. 값만 쌀 뿐이요, 학교 선생님이 하는 수업일 뿐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단순히 학교에서 하면 공교육, 학교 밖에서 하면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이 주관하면 공교육, 사설기관이 운영하는 것은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져보면,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 정규 수업을 공교육이라 할 수 있으며, 이외의 나머지 수업, 즉 보충수업과 방과후교육은 사교육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 EBS 또한 사교육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학교 보충수업이나 EBS 수업이 일반 학원에서 하는 수업과 별 차이도 없다. 다만 학원에 비해 값이 싸거나 무료라는 것뿐이다.
 
  학교 보충수업도 돈을 받고 있다. 정상적인 근무 시간 내에 하는 수업인데도 정규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이 아니기에 돈을 받는다. 그것도 점수 올리는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하고 있다. 학원과 다를 게 없다.‘사교육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공교육이 사교육화되어 가고 있다’고나 할까?
  올해 EBS에서는 인터넷 강의의 일대 혁신을 일으켜 올 한 해 사교육 수요의 20%를 흡수하겠다고 한다. 특히 인터넷 강의의 질을 높여 EBS 강의가 사설학원의 유료강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원년이 되게 하겠다고 한다. 하여 현직교사 중에서 스타강사를 배출시키고, 현직 교사가 스타강사가 되면 공교육이 살아날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다고 사교육이 줄어들까? 또 만약 현직교사가 스타강사가 되면 나중에 그는 학교로 돌아올까? 글쎄다. 어쩌면 유능한 현직교사를 학원강사로 만들어 학교에서 아예 나가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마치 수업 잘하자고‘수업연구대회’를 하는데, 거기에 입상한 입상 경력을 가지고 교사들이 아예 수업 하지 않는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처럼, 그래서 결국 수업연구대회는‘수업 잘하자는 대회’가 아니라‘아예 수업 하지 말자는 대회’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초점은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이다.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미명 아래 공교육을 사교육화하거나 사교육을 따라가다 보면 그럴수록 공교육은 더욱더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보충수업을 하고, 방과후학교를 강화하고, EBS를 개편하여 스타강사를 불러와도 공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소용없다. 공교육 강화가 핵심이다. 사교육을 경감시키고,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 힘쓸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공교육이 강화되도록 대학입시를 바꾸고, 교육과정을 제대로 세워 운영하기 전에는 그 어떤 노력도 사교육만 더 키울 뿐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 문제 해결은 어려운 게 아니다. 대학교를 바꾸면 쉽게 고등학교 문제가 해결되고, 중학교, 초등학교, 사교육 문제가 해결된다. 간단히 대학입시를 바꾸면 된다. 그러지 않고 아무리 공교육을 강화해도 도루묵일 뿐이다. 아니 대학교 문제가 아니라 ‘능력보다 학력을 우선하는 사회 문제’,‘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너무 차별받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그러면 대학 문제가 해결되고, 모든 교육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 본질적인 것을 해결하지 않고 아무리 노력해보았자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지붕에서 비가 새는데 방바닥만 고쳐가지고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지붕을 고쳐야 하고, 왜 지붕이 새게 되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정규 교육과정에 의한 정과 수업만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교육 제도’가 확립되지 않는 한 아무리 좋다는 게 도입되어도 공교육은 바로 서지 않는다. 사교육을 잡으려 할 게 아니라 공교육을 바로 잡으면 된다. 그런데 자꾸 사교육만 잡으려 하고 있으니….

/공주공업고 교사, 한국작가회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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