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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예찬
[칼럼 ]
[947호] 2010년 05월 26일 (수) 14:51:01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이 걸 재

  어린시절, 저는 많은 열등감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지금 말로 콤플렉스 투성이었지요. 가장 큰 것은 건강문제였습니다. 가난한 농가에 태어나 병원에 다닐 입장도 못 되었는데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항아리 손님으로 일컬어지던 볼거리에 붙잡혀 1개월 동안 학교를 가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10대 때는 결핵에 걸렸는데 병원을 가지 못하여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더구나 저혈압에 빈혈이 있어서 어느 기간 동안에는 제가 20세도 이르기 전에 죽어야 하는 줄 알고 살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둘째, 가난이었습니다. 학교를 갈수 있느냐, 없느냐를 걱정하는 가난이 아니라 끼니를 때울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가난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자식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 피를 말려가며 살아가시는 어머니를 지켜 보아야 하는 아들의 심정을 지금도 저는 피부로 느끼고 있을 만큼 어려운 가난 속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셋째, 가난 때문에 중단한 학력 콤플렉스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머리 좋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중학교 6개월을 다닌 학력만으로 세상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독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학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느껴야 했던 자괴감은 한시도 저를 자유롭게 놓아두지 않았습니다.

열등감으로 배운 세상

  그런데 지금에서 돌이켜 보면 이런 이유들이 오늘의 나를 존재하게 한 것 같아서 이런 환경이 고마울 때가 많습니다.
오랜 세월 각종의 질병과 싸우면서 저는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욕심이 허망한 것인 줄> 일찍 깨달았습니다. 죽음이라는 절대 절명의 두려움. 청소년기에 느낀 죽음의 공포는 죽고 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실체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 두려운데, 오늘 쌓아 둔 것이 내일 허망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욕심을 낼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 해본 적이 질병에서 빠져 나오기까지는 없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엉뚱한 이유로 돈의 욕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가난 속에서는 돈의 가치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의 집안에서는 가난 때문에 아버지와 둘째형님이 일찍 타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 큰 병도 아닌 질병을 얻었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다운 치료조차 받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입니다. 특히 아버지는 그런 환경 때문에 제가 욕심 많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걱정하셨는지 헛된 욕심을 경계하도록 훈계 하셨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저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리워지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바르지 못한 돈으로 치부를 한다면 이미 가난 때문에 돌아가신 두 분에게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 대신 돈 때문에 가족이 다시 죽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낭비를 두렵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큰 열등감은 역시 학력이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무식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읽던 책에서 재미를 느껴 즐기게 되었습니다. 40대까지는 책을 읽다 졸아본 기억이 거의 없을 만큼 독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일을 할지라도 책만 잡으면 평온해 질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당시 학력 제한이 없었던 공무원 시험 제도 때문에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경제 여건 속에서 살게 되었지요.

오늘의 공주의 열등감.

  열등감의 최대 적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없는 부분 때문에 느낀 자괴감으로 스스로를 포기하거나 망쳐버리는 것일 것입니다. 더구나 스스로 극복하고자 바른 의지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으로 남을 질투하여 의롭지 못한 일로 나보다 앞선 사람을 끌어내리려 한다면 아마 자신을 마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남까지 망쳐 버리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열등감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저는 엉뚱하게도 고장이 지니고 있는 지역적 열등감을 치유하는 것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되는 공주 열등감. 사람의 배짱을 키워 놓고는 우뚝 서버린 세종시 문제. 역사의 고장이라서 고층 건물은 지을 수 없다는 발전 저해의 문제.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라는 면에서 열등감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지혜를 모아 함께 헤쳐 나간다면 제 자신이 격은 세월처럼 우리의 장점이 되어 변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공주시 공공시설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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